크레아틴 부작용, 탈모와 신장 손상은 사실일까
먼저 결론부터 말씀드립니다. 크레아틴을 먹으면 혈액검사의 크레아티닌 수치가 실제로 오릅니다. 그런데 건강한 사람에서 신장이 상했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수치가 오르는 이유가 따로 있기 때문입니다. 탈모는 논문 한 편에서 시작된 이야기인데, 2025년에 모낭을 직접 측정한 시험이 나왔습니다.
헬스 커뮤니티에는 이런 말이 돕니다. 「크레아틴 먹으면 신장 나빠진다」, 「크레아틴 먹으면 탈모 온다는 건 거의 반쯤 사실이다」, 「물을 하루 3리터는 마셔야 한다」. 하나씩 논문으로 확인하고, 이번에는 계산도 직접 해봤습니다. 수치가 왜 오르는지는 계산해보면 선명해지기 때문입니다.
1. 크레아틴 먹으면 신장 수치가 오른다 — 이건 사실이다
브라질 연구진이 건강한 남자 대학생을 세 그룹으로 나눠 위약, 하루 3g, 하루 5g을 35일간 먹인 무작위 이중맹검 시험이 있습니다(PMID 32670557). 논문 표에 적힌 혈청 크레아티닌 변화는 이렇습니다.
- 위약군: 0.9 → 1.0 mg/dL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음)
- 3g군: 0.7 → 1.1 mg/dL (P=0.025)
- 5g군: 0.9 → 1.3 mg/dL (P=0.001)
5g군은 44%가 올랐습니다. 1.3이면 정상범위(0.7~1.3)의 맨 끝입니다. 건강검진에서 이 수치를 받으면 누구라도 놀랍니다. 「크레아틴이 신장에 나쁘다」는 통념이 수십 년을 버틴 데는 이유가 있는 셈입니다 — 검사지에 실제로 그렇게 찍히니까요.
그런데 같은 시험이 다른 지표도 함께 쟀습니다. 신장 세포가 실제로 다쳤을 때 올라가는 예민한 손상 지표(KIM-1·MCP-1)입니다. 이쪽은 유의한 변화가 없었습니다. 단백뇨·알부민뇨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수치는 올랐는데, 손상의 흔적은 없다 — 이 어긋남이 이 글의 핵심입니다.
2. 왜 오르나 — 신장이 아니라 재료가 늘어서다
크레아티닌은 크레아틴의 대사 부산물입니다. 몸에 저장된 크레아틴의 1~2%가 매일 저절로 크레아티닌으로 바뀝니다. 효소도 필요 없는 자연 반응이라, 저장고가 커지면 만들어지는 크레아티닌도 그만큼 늡니다(2023년 리뷰, PMID 36986197).
문제는 병원 검사가 크레아티닌을 신장 기능의 대리 지표로 쓴다는 데 있습니다. 「크레아티닌이 높다 = 신장이 못 거르고 있다」는 해석은, 크레아티닌 생산량이 일정하다는 전제 위에 서 있습니다. 크레아틴 보충은 바로 그 전제를 깨뜨립니다. 신장이 못 거르는 것과, 거를 재료가 많아진 것이 검사지에서는 똑같이 보입니다.
3. 직접 계산 — 수치 상승이 eGFR 계산식을 얼마나 흔드나
건강검진 결과지의 eGFR(추정 사구체여과율)은 실측이 아니라 혈청 크레아티닌을 공식에 넣어 계산한 값입니다. 그래서 위 시험의 실측값(0.9 → 1.3)을 현재 표준 공식(CKD-EPI 2021)에 직접 넣어봤습니다.
- 25세 남성: eGFR 122 → 78 (−36%)
- 45세 남성: 107 → 69 (−36%)
- 65세 남성: 95 → 61 (−36%)
신장은 아무 일도 없는데, 계산값은 3분의 1이 날아갑니다. 특히 65세라면 만성콩팥병을 의심하는 경계선(60) 바로 위까지 내려옵니다. 나이가 많을수록 시작점이 낮아서, 같은 크레아틴 상승도 더 심각해 보입니다.
계산이 맞는지 세 방향으로 검증했습니다. 첫째, 논문이 쓴 구판 공식(CKD-EPI 2009)으로 시험 참가자들의 시작 eGFR을 재현하는 나이를 역산한 뒤, 그 나이로 35일 후 값을 계산해 논문 보고치와 비교했습니다 — 96 대 86, 99 대 80으로 방향과 크기가 대체로 맞았습니다. 둘째, 위약군은 같은 절차에서 거의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셋째, 아래 4장의 독립 시험(시스타틴C)과 결론이 맞물립니다.
이 계산으로 알 수 없는 것도 적어둡니다. 논문에 참가자 개개인의 나이가 없어 그룹 평균으로 계산했고, 공식이 비선형이라 평균값 계산은 개인값 계산과 정확히 일치하지 않습니다(재현 오차 10~19가 그 흔적입니다). 그리고 이 계산은 「크레아틴이 안전하다」의 증명이 아니라, 「크레아티닌만으로는 판별할 수 없다」의 증명입니다. 안전성 자체는 다른 지표로 확인해야 합니다 — 다음 장입니다.
4. 크레아틴 신장 손상, 다른 지표로 보면
크레아틴 대사와 무관한 지표들로 본 결과는 이렇습니다.
- 시스타틴C — 건강 남성 18명에게 하루 약 10g씩 3개월 먹인 무작위 시험(PMID 18188581)에서 시스타틴C는 오히려 낮아졌습니다(0.82→0.71 mg/L). 시스타틴C는 낮을수록 여과 기능이 좋다는 뜻이라, 저자들은 「신장 기능 이상 없음」으로 결론냈습니다.
- 메타분석 — 2019년 계통 리뷰(PMID 31375416)는 연구들을 모아 「검토된 용량·기간에서 신장 손상을 일으키지 않는다」고 결론냈습니다.
- 장기 복용 — 10개월~5년 복용자를 비교한 관찰(PMID 10449011)에서도 차이가 없었고, 국제스포츠영양학회 입장문(PMID 28615996)은 「하루 30g을 5년까지 쓴 범위에서 건강인에게 해로운 근거가 없다」고 적었습니다.
단서 두 가지는 남겨야 합니다. 첫째, 이 결론은 전부 건강한 사람 이야기입니다. 이미 신장질환이 있는 분은 완전히 다른 문제이므로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할 영역입니다. 둘째, 제형 함정이 있습니다. 크레아틴 에틸에스터(CEE)라는 변형 제품은 장에서 크레아티닌으로 바로 분해돼 수치를 크게 올리고, 신부전으로 오인된 사례 보고가 있습니다(PMID 21411845). 논문들이 검증한 것은 모노하이드레이트입니다.
덧붙여 「물을 많이 안 마시면 큰일난다」는 통념도 확인했습니다. 2021년 전문가 합동 리뷰(PMID 33557850)는 탈수·근경련을 일으킨다는 통념을 실험·임상 근거가 지지하지 않는다고 정리했습니다. 물은 평소대로 충분히 마시면 되고, 3~4리터 같은 특별 규칙의 근거는 찾지 못했습니다.
5. 크레아틴 탈모 — 논문 한 편에서 시작된 이야기
커뮤니티에서 「거의 반쯤 사실」로 통하는 크레아틴 탈모설의 출발점은 2009년 남아공 럭비선수 연구입니다(PMID 19741313). 선수 20명에게 로딩 7일(하루 25g — 통상 로딩 20g보다 높습니다) 후 유지량을 먹였더니, 테스토스테론은 그대로인데 DHT가 7일 차에 56% 올라 있었습니다. DHT는 남성형 탈모의 핵심 호르몬이 맞습니다 — 모낭이 DHT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는 탈모 시리즈 2편에서 자세히 정리했습니다.
그런데 이 연구는 탈모 자체를 측정하지 않았습니다. 호르몬 수치만 쟀습니다. 그리고 2021년 합동 리뷰(PMID 33557850)에 따르면 이후 재현 시도에서 같은 결과가 다시 나온 적이 없고, 후속 12편 중 10편은 관련 호르몬 변화 자체가 없었습니다.
2025년에는 이 질문을 정면으로 다룬 시험이 나왔습니다(PMID 40265319). 저항운동을 하는 남성 45명에게 하루 5g 또는 위약을 12주 주고, 이번에는 호르몬만이 아니라 모발 밀도·모낭 수·모발 두께를 장비로 직접 측정했습니다. 결과는 모든 항목에서 차이 없음이었고, 저자들은 「탈모 기여 주장에 반하는 강한 근거」라고 적었습니다. 다만 저자 일부가 보충제 업계 자문·후원 관계를 공개하고 있다는 점, 12주라는 기간이 탈모를 판정하기에 짧을 수 있다는 점은 그대로 옮겨둡니다.
정리하면 — DHT가 일시적으로 오를 수 있다는 관찰 1건(재현 안 됨) 대 모낭을 직접 재서 차이가 없었다는 시험 1건입니다. 「크레아틴을 먹으면 탈모가 온다」를 지지하는 직접 근거는 제가 확인한 범위에서는 없었습니다.
6. 오히려 흥미로운 쪽 — 노화와 크레아틴
크레아틴을 운동선수 보충제로만 알고 계셨다면, 최근 연구의 무게중심은 조금 다른 곳에 있습니다.
근육 — 57~70세를 대상으로 한 무작위시험 22편, 721명을 모은 메타분석(PMID 29138605)에서, 저항운동에 크레아틴을 더한 쪽이 위약보다 제지방량을 1.37kg 더 얻었고 가슴·다리 근력도 유의하게 우세했습니다. 나이 들며 근육이 빠지는 문제는 치매약 글과 함께 이 블로그가 계속 다뤄온 주제인데, 근감소 대응 수단 중 이 정도 근거 밀도를 가진 보충제는 드뭅니다.
기억력 — 무작위시험 8편 메타분석(PMID 35984306)에서 기억력 개선의 효과크기는 전체로는 작았지만(SMD 0.29), 66~76세 고령군에서는 0.88로 컸고 11~31세 젊은층은 0.03으로 사실상 없었습니다. 다만 이 메타분석에는 통계 이중집계를 지적하는 반박 서한이 나와 있어(PMID 36644917 — 제목 수준 확인) 숫자를 그대로 믿기보다 「고령자 쪽에서 신호가 보인다」 정도로 읽는 편이 안전합니다. 수면박탈 상태에서 단회 고용량이 인지 수행을 끌어올렸다는 2024년 연구(PMID 38418482)도 「뇌가 에너지 부족일 때 효과」라는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7. 정리
가볍게 볼 것 — 건강한 사람이 모노하이드레이트를 통상 용량(3~5g)으로 먹을 때 신장이 상한다는 근거는 없고, 탈모 근거도 직접 측정에서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무겁게 볼 것 — 크레아티닌 수치는 진짜로 오릅니다. 문제가 생기는 지점은 건강검진입니다. 크레아틴을 먹는 중에 피검사를 하면 신장 기능이 실제보다 나빠 보일 수 있고, 불필요한 정밀검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수치 상승을 「크레아틴 때문이겠지」라고 스스로 단정하는 것도 위험합니다 — 진짜 신장 문제일 가능성은 의사만 갈라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실무적으로 남는 것은 하나입니다. 피검사 예정이 있으면 크레아틴을 먹고 있다는 사실을 의료진에게 말하는 것. 보충제가 검사 수치를 흔드는 일은 크레아틴만이 아닙니다 — 비오틴이 갑상선·심장 검사를 흔드는 사례도 같은 구조였습니다.
여러분은 어느 쪽이신가요 — 수치가 올라 크레아틴을 끊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아니면 알고도 계속 드시는 쪽인가요. 경험을 댓글로 남겨주시면 다음 글에 반영하겠습니다.
부록 — 확인 정보
인용한 논문과 제가 어디까지 읽었는지를 함께 적습니다.
- PMID 32670557 — Novel renal biomarkers show that creatine supplementation is safe. Toxicol Res, 2020. 전문 확인(PMC7329184). 크레아티닌·eGFR·KIM-1·MCP-1 수치는 본문 Table 4에서 그대로 옮겼습니다. 모집 36명, 분석은 군당 10명.
- PMID 36986197 — Is It Time for a Requiem for Creatine Supplementation-Induced Kidney Failure? Nutrients, 2023. 전문 확인(PMC10054094). 「하루 1~2% 자연 전환」 기전은 이 리뷰 본문에서.
- PMID 18188581 — 시스타틴C 무작위시험. Eur J Appl Physiol, 2008. 초록 확인(수치 포함).
- PMID 31375416 — 신기능 메타분석. J Ren Nutr, 2019. 초록만 확인.
- PMID 10449011 — 장기 복용자 신기능. Med Sci Sports Exerc, 1999. 초록만 확인(본문 표 수치는 못 봤습니다).
- PMID 28615996 — 국제스포츠영양학회 입장문. 2017. 초록+전문 일부 확인(PMC5469049).
- PMID 19741313 — 럭비선수 DHT 연구. Clin J Sport Med, 2009. 초록 확인(56%·40%·로딩 25g 수치 포함).
- PMID 33557850 — 통념 검증 합동 리뷰. JISSN, 2021. 전문 확인(PMC7871530). 「재현 안 됨」·탈수 문장은 본문에서.
- PMID 40265319 — 탈모 직접 측정 12주 RCT. JISSN, 2025. 초록 확인. 저자 이해관계 공개문까지 확인.
- PMID 21411845 — 에틸에스터 가짜 신부전 사례. Neth J Med, 2011. 초록만 확인.
- PMID 29138605 — 고령자 근육 메타분석. 2017. 초록 확인(1.37kg·SMD 수치 포함).
- PMID 35984306 — 기억력 메타분석. Nutr Rev, 2023. 초록 확인. 반박 서한(PMID 36644917)은 제목 수준만 확인했습니다.
- PMID 38418482 — 수면박탈 단회 투여. Sci Rep, 2024. 초록만 확인.
eGFR 계산은 미국신장재단이 공개한 CKD-EPI 2021 공식(성별·연령 계수 포함)을 그대로 썼고, 계산 과정은 본문 3장에 적은 대로 세 방향으로 교차 확인했습니다. 본문에 쓰지 않은 논문은 목록에 올리지 않았습니다.
이 글은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보충제의 시작·중단, 검사 수치의 해석은 반드시 의사·약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신장질환이 있는 분은 특히 그렇습니다.
들어보긴 했는데, 진짜일까.
논문으로 확인하고 말합니다. — 진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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