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개발 기간은 왜 10년인가 — 줄일 방법은 없을까
약 하나가 세상에 나오려면 보통 10년이 넘게 걸립니다. 지난 글 에서 AI가 만든 약이 어디까지 왔는지 확인했습니다.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AI는 「표적과 후보 물질을 찾는 앞단」을 18개월로 줄였습니다. 예전 같으면 몇 년이 걸리던 일입니다 그런데 AI가 설계해서 시판 승인까지 간 신약은 2026년 8월 현재 하나도 없습니다. 가장 앞선 약이 지난달 3상을 시작했습니다 임상 단계를 통과하는 비율도 전통적인 방식으로 찾은 약과 비슷하다 는 것이 지금까지 나온 보고였습니다 앞단은 확실히 빨라졌는데, 전체 시간은 그대로인 셈입니다. 이유는 시간을 잡아먹는 구간이 따로 있기 때문 입니다. 바로 임상시험 입니다. 10년이 어디에 쓰이는가 약이 나오는 길은 대략 이렇게 생겼습니다. 단계 하는 일 ① 후보 발굴 표적을 정하고 물질을 찾는다 ← AI가 18개월로 줄인 구간 ② 전임상 세포와 동물로 독성을 확인한다 ③ 임상시험 사람에게 1상 → 2상 → 3상 ④ 허가 심사 규제기관이 검토한다 이 중에서 ③이 압도적으로 깁니다. 지난 글의 그 약(렌토세르팁)으로 보면 감이 옵니다. 표적을 찾기 시작해서 0상·1상을 마치기까지가 30개월 미만 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뒤에 한 2상은 12주짜리로 71명 , 지금 시작한 3상은 320명을 52주 동안 봅니다. 이 3상 하나가 끝나야 허가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을 모으고, 나누고, 1년을 지켜보고, 결과를 분석하고 — 그러고도 실패하면 처음부터 다시입니다. 앞에서 아무리 빨리 후보를 찾아와도 이 구간이 그대로면 10년은 줄지 않습니다. 그러면 임상시험을 빠르게 할 방법은 없는 걸까요. 그래서 확인해봤습니다. 실제로 시도되는 것이 있었고, 생각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첫 번째 — 가짜약 그룹을 «데이터»로 대신한다 임상시험이 오래 걸리는 큰 이유 하나는 비교군 입니다. 약이 듣는지 알려면 약을 받은 사람과 안 받은 사람 을 비교해야 합니다. 그래서 임상시험은 참가자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