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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혈액검사, 지금 병원에서 받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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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답부터 적겠습니다. 피검사로 알츠하이머병을 가려내는 검사(p-tau217)는 미국에서 2025년 5월에 처음 허가 됐고, 대상은 「55세 이상이면서 기억력 이상 증상이 있어 전문 진료를 받는 사람」으로 못 박혀 있습니다. 건강검진용이 아닙니다. 국내는 2026년 8월 현재 p-tau181 검사가 먼저 허가됐고, p-tau217 검사는 「이르면 내년 도입 전망」 이라는 것이 기사에 나온 상태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동네 병원에서 피 한 방울로 치매를 미리 아는」 단계는 아직 아닙니다. 그런데 기사 제목은 「피 한 방울로 치매 치료 황금기 판별」, 「정확도 91%」, 「20년 뒤 치매 예측」으로 달립니다. 무엇이 논문에 있는 말이고 무엇이 덧붙은 말인지, 원문과 허가 문서를 열어 하나씩 대조해 봤습니다. 그리고 「정확도 90%」라는 숫자가 실제로 몇 명의 가짜 양성을 만드는지 직접 계산해 봤습니다. 1. 사람들이 하는 말부터 모아보면 포털·커뮤니티·기사 댓글에 도는 말은 대략 이렇습니다. 「피 한 방울로 90% 넘게 정확하다」 「이제 비싼 PET 안 찍어도 된다」 「건강검진에서 받으면 치매를 미리 안다」 「양성이면 치매 확정이다」 「20년 뒤 치매까지 예측한다」, 그러니 「미리 검사받으면 예방된다」 이 다섯 문장을 하나씩 자료에 대봤습니다. 결론은 제가 내지 않겠습니다. 어디까지가 논문에 적힌 것이고 어디부터가 보태진 것인지만 가르겠습니다. 2. 이 검사가 어디까지 왔는지, 순서대로 p-tau217은 타우 단백질의 217번째 자리에 인산이 붙은 형태입니다. 뇌에 아밀로이드가 쌓이기 시작하면 피 속 이 값이 올라간다는 것이 2020년 무렵부터 확인됐고, 그 뒤 순서는 위 그림과 같습니다. 2022년 알츠하이머협회 적정사용 권고(Hansson 등)는 혈액 지표를 「전문 기억클리닉에서 조심스럽게 시작하되 결과는 PET나 뇌척수액으로 확인하라」 고 적었고, 1차 진료나 증상 없는 사람에게 쓰기에는 자료가 부족하다고 했습니다...

위고비 노화 지연 효과, 노화 시계 연구로 확인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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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 이야기가 한 번 더 돌았습니다. 살 빼는 약이 「생물학적 노화를 9% 늦췄다」 는 기사였습니다. 국내 매체는 「위고비, 생물학적으로 노화 늦추는 효과까지」라는 제목을 달았고, 6월 미국당뇨병학회에서는 제조사가 「장기 나이를 낮췄다」는 포스터를 냈습니다. 8월에 마운자로까지 국내 출시되면서 「어차피 맞을 거면 젊어지기도 한다더라」는 말이 따라붙었습니다. 그래서 원문을 열어봤습니다. 9%라는 숫자가 어디서 나왔는지, 누구를 몇 명 재서 나온 것인지, 그리고 같은 약이 「뇌가 늙는 것」을 실제로 막았는지 를 확인한 3상이 따로 있어서 그것도 같이 놓고 봤습니다. 시계가 움직인 것과 사람이 덜 늙는 것은 다른 이야기라서입니다. 1. 사람들이 하는 말부터 모아보면 검색창과 커뮤니티에 도는 말은 대략 이렇습니다. 「위고비가 노화를 9% 늦춘다는 게 임상으로 증명됐다」 「위약 대조 무작위 시험이라 믿을 만하다」 「뇌·심장·신장까지 젊어졌다」 「그러니 살 안 쪄도 맞으면 안티에이징이 된다」 반대편에서는 「근육 빠지면 오히려 10년 늙은 몸 된다」 이 다섯 문장을 하나씩 논문에 대조했습니다. 결론을 제가 내지는 않겠습니다. 어디까지가 자료에 있는 말이고 어디부터가 덧붙인 말인지만 가르겠습니다. 2. 「9%」의 출처 — HIV 환자 84명, 32주 기사의 근거는 2026년 Nature Communications 에 실린 논문입니다. UC샌디에이고 코리(Corley) 팀이 썼습니다. 여기서 먼저 짚을 것이 있습니다. 이 시험은 원래 노화를 보려고 설계된 시험이 아닙니다. 모체가 되는 시험은 2024년 Lancet Diabetes & Endocrinology 에 실린 2b상입니다. HIV 감염인 가운데 배에 내장지방이 비정상적으로 쌓이는 「HIV 관련 지방비대」 환자 108명을 모아, 세마글루타이드 주 1회 1.0mg(8주 증량 뒤 24주 유지) 또는 위약을 32주 맞혔습니다. 1차 목표는 내장지방 면...

암백신 임상 3상 결과, 암 정복에 얼마나 가까워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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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암이 정복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돌았습니다. 8월 19일 모더나와 머크가 개인 맞춤 암 백신의 임상 3상 성공을 발표하면서입니다. 암 정복이 눈앞이라는 영상이 하루 만에 쏟아졌습니다. 그래서 발표 원문을 열어봤습니다. 그런데 정작 3상 숫자가 한 줄도 없었습니다. 성공했다는 말만 있고, 얼마나 좋아졌는지는 나중에 학회에서 발표하겠다고 되어 있었습니다. 그럼 기사에 나오는 「49% 감소」는 어디서 온 걸까. 찾아보니 3상이 아니라 그 앞 단계, 157명짜리 시험의 숫자 였습니다. 이 글은 그 확인 과정입니다. 1. 발표된 내용은 딱 이만큼입니다 시험 이름은 INTerpath-001. 수술로 종양을 완전히 떼어낸 2B~4기 흑색종 환자 1,137명 을 2대 1로 나눴습니다. 한쪽은 개인 맞춤 백신과 키트루다를 같이 맞고, 다른 쪽은 키트루다만 맞았습니다. 백신은 3주마다 1mg씩 아홉 번까지, 키트루다는 6주마다 400mg씩 아홉 주기. 치료 기간은 대략 1년입니다. 1차 목표인 무재발 생존 과 주요 2차 목표인 원격 전이 없는 생존 을 둘 다 달성했다 — 발표의 골자는 이것입니다. 여기까지가 전부입니다. 몇 퍼센트 좋아졌는지, 위험비가 얼마인지는 없습니다. 머크 보도자료는 「추후 국제 학회에서 발표하겠다」고만 적었습니다. 그래도 이 발표가 가벼운 건 아닙니다. 개인 맞춤 신항원 치료제가 3상을 통과한 건 이번이 처음이고, mRNA로 만든 암 치료제로도 처음입니다. 흑색종 수술 후 보조요법에서 키트루다 단독을 이긴 3상도 이게 처음입니다. 2. 이 백신은 공장에서 찍어내는 약이 아닙니다 「백신」이라는 이름 때문에 독감 주사 같은 걸 떠올리기 쉬운데, 성격이 완전히 다릅니다. 미리 만들어두고 나눠주는 약이 아닙니다. 환자 한 사람의 종양을 읽어서 그 사람 것만 따로 만듭니다. 수술로 떼어낸 종양 조직의 유전자를 읽습니다. 정상 세포에는 없고 암세포에만 있는 변이를 골라냅니다. 그 변이에서 생기는 단백질 조각을 신항원 이...

비오틴 영양제, 피검사 결과 바꿀 수 있나 — 논문과 FDA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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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제를 챙겨 먹는 분이라면 비오틴을 이미 드시고 계실 가능성이 높습니다. 탈모·손톱·피부 제품에 거의 빠짐없이 들어가고, 종합비타민에도 들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성분이 병원 혈액검사 결과를 바꿀 수 있다 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미국 FDA가 두 차례 안전성 서한을 냈고, 사망 사례가 한 건 보고됐다는 내용까지 있습니다. 진짜 그런지, 그리고 실제로 얼마나 흔한 일인지 논문으로 확인해봤습니다. 먼저, 우리가 먹는 비오틴은 얼마나 되나 비오틴은 비타민 B7입니다.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의 충분섭취량은 하루 30µg 수준입니다. 그런데 시중 보충제는 자릿수가 다릅니다. 탈모·모발 제품에 흔히 들어가는 함량이 5,000µg(5mg)에서 10,000µg(10mg) 입니다. 기준치의 150배에서 330배 입니다. 제품 라벨에 「비오틴 4,000%」 같은 숫자가 찍혀 있다면, 그게 이 이야기입니다. 이 배수 자체가 곧 위험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비오틴은 수용성이라 남는 양은 소변으로 나갑니다. 문제는 다른 데서 생깁니다. 1. 왜 검사가 흔들리나 — 검사법의 구조 때문이다 병원에서 쓰는 상당수 면역검사는 비오틴-스트렙타비딘 결합 을 이용합니다. 비오틴과 스트렙타비딘이 아주 강하게 달라붙는 성질을 검사 장치의 부품으로 쓰는 것입니다. 혈액에 비오틴이 많이 떠 있으면, 그 비오틴이 장치의 자리를 먼저 차지해버립니다. 그러면 측정값이 실제와 다르게 나옵니다. 중요한 건 방향이 한쪽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검사 설계에 따라 어떤 항목은 실제보다 높게, 어떤 항목은 낮게 나옵니다. 그래서 "수치가 이상하다"는 것만으로는 알아채기 어렵습니다. 2. 사람에게 실제로 먹여본 시험 — 5mg에서 이미 나타났다 건강한 성인 10명에게 비오틴을 하루 5mg 또는 10mg씩 7일간 먹이고 갑상선 기능검사를 반복 측정한 연구가 있습니다(PMID 32118725). 결과는 장비에 따라 갈렸습니다. Roche cobas e6...

새로운 탈모약, 미녹시딜 이후 개발 중인 신약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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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④·마지막 — 30년의 공백 ①원인, ②현재의 약, ③재생 연구에 이어 마지막 질문입니다 — 다음 약은 어디까지 왔는가. 놀랍게도 남성형 탈모의 승인 약 계열은 미녹시딜(1988 국소 승인)과 5α-환원효소 억제제(피나스테리드 1997) 이후 사실상 멈춰 있습니다. 약 30년의 공백입니다. 여성형은 더 조촐해서, 미국 FDA 승인 치료가 지금도 미녹시딜 하나뿐입니다 ( PMID 41714473 ). 그 공백이 지금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 글은 2026년 파이프라인 종설 두 편을 축으로 「무엇이 오고 있는가」의 지도를 그립니다. 미리 분명히 해둡니다 — 아래 후보 중 어떤 것도 아직 탈모에 승인되지 않았습니다. 1. 파이프라인 지도 — 여섯 갈래 2026년 Expert Opinion on Pharmacotherapy 종설이 임상 등록부·규제기관 자료까지 뒤져 정리한 개발 전선은 크게 여섯 갈래입니다 ( PMID 42290527 ). ① 국소 항안드로겐·분해제 — ②편의 피나스테리드는 온몸의 DHT를 낮추기에 부작용 논쟁이 따라왔습니다. 이 갈래의 발상은 「안드로겐 수용체를 두피에서만 건드리자」입니다. 클라스코테론(여드름용 크림으로는 2020년 이미 승인 — PMID 41648090 )과 KX-826(피릴루타마이드)이 국소 AR 길항제로, GT20029는 한발 더 나가 수용체를 아예 분해 하는 국소 약물로 임상에 올라 있습니다. ② 프로락틴 수용체 항체 — 이번 글의 주인공. 아래에서 좌표로 다룹니다(HMI-115·ABS-201). ③ 모낭 줄기세포 대사 활성 — ③편에서 본 「잠든 줄기세포」를 대사 스위치로 깨우는 국소 약물(PP405, ET-02). ④ 갑상선 호르몬 β 작용제 (KB-141), ⑤ 미녹시딜 개량 (서방정·설하정 — 새 분자가 아니라 전달의 개선), ⑥ 장수 경로 (라파마이신·메트포르민의 국소 응용) 까지가 지도입니다. 2. 헷갈리기 쉬운 이웃 — 원형탈모의 JAK 성공 「탈모 신약 승인」...

신약 개발 기간은 왜 10년인가 — 줄일 방법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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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하나가 세상에 나오려면 보통 10년이 넘게 걸립니다. 지난 글 에서 AI가 만든 약이 어디까지 왔는지 확인했습니다.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AI는 「표적과 후보 물질을 찾는 앞단」을 18개월로 줄였습니다. 예전 같으면 몇 년이 걸리던 일입니다 그런데 AI가 설계해서 시판 승인까지 간 신약은 2026년 8월 현재 하나도 없습니다. 가장 앞선 약이 지난달 3상을 시작했습니다 임상 단계를 통과하는 비율도 전통적인 방식으로 찾은 약과 비슷하다 는 것이 지금까지 나온 보고였습니다 앞단은 확실히 빨라졌는데, 전체 시간은 그대로인 셈입니다. 이유는 시간을 잡아먹는 구간이 따로 있기 때문 입니다. 바로 임상시험 입니다. 10년이 어디에 쓰이는가 약이 나오는 길은 대략 이렇게 생겼습니다. 단계 하는 일 ① 후보 발굴 표적을 정하고 물질을 찾는다 ← AI가 18개월로 줄인 구간 ② 전임상 세포와 동물로 독성을 확인한다 ③ 임상시험 사람에게 1상 → 2상 → 3상 ④ 허가 심사 규제기관이 검토한다 이 중에서 ③이 압도적으로 깁니다. 지난 글의 그 약(렌토세르팁)으로 보면 감이 옵니다. 표적을 찾기 시작해서 0상·1상을 마치기까지가 30개월 미만 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뒤에 한 2상은 12주짜리로 71명 , 지금 시작한 3상은 320명을 52주 동안 봅니다. 이 3상 하나가 끝나야 허가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을 모으고, 나누고, 1년을 지켜보고, 결과를 분석하고 — 그러고도 실패하면 처음부터 다시입니다. 앞에서 아무리 빨리 후보를 찾아와도 이 구간이 그대로면 10년은 줄지 않습니다. 그러면 임상시험을 빠르게 할 방법은 없는 걸까요. 그래서 확인해봤습니다. 실제로 시도되는 것이 있었고, 생각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첫 번째 — 가짜약 그룹을 «데이터»로 대신한다 임상시험이 오래 걸리는 큰 이유 하나는 비교군 입니다. 약이 듣는지 알려면 약을 받은 사람과 안 받은 사람 을 비교해야 합니다. 그래서 임상시험은 참가자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