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퍼미딘 효능, 수명 연장은 사람에서 확인됐나
낫토와 밀배아에 붙는 수식어 요즘 장수 보충제 목록에서 빠지지 않는 이름이 하나 있습니다. 스퍼미딘(spermidine) 입니다. 밀배아, 낫토, 버섯, 숙성 치즈에 많이 든 폴리아민 계열 물질인데, 「세포 청소를 켜서 노화를 늦춘다」는 설명이 따라붙습니다. 해외에서는 밀배아 추출물 캡슐이 꽤 큰 시장을 이루고 있습니다. 파는 논리는 한 문장입니다. 「스퍼미딘은 자가포식(오토파지)을 켠다.」 자가포식은 세포가 손상된 단백질과 낡은 부품을 스스로 분해해 재활용하는 과정이고, 2016년 노벨 생리의학상이 걸린, 교과서에 실린 이야기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이 청소 능력이 떨어지는데, 스퍼미딘이 그 스위치를 다시 켠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효모·초파리·쥐에서는 스퍼미딘을 먹이면 수명이 늘어난다는 보고가 여럿 있고, 사람 몸속 스퍼미딘 농도가 나이 들수록 줄어드는 것도 확인돼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이 입으로 먹으면 사람이 더 오래 사는가」 는 별개의 질문입니다. 저는 이게 사람 데이터에서 어디까지 확인됐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코호트와 무작위 시험 6편의 초록을 직접 열어봤고, 마지막에는 늘 하던 대로 단백질 구조 파일을 내려받아 좌표를 직접 재봤습니다. 미리 밝혀둡니다. 이 글은 스퍼미딘을 먹어라 말아라를 정하지 않습니다. 어떤 연구가 무엇을 봤는지, 그리고 제가 무엇을 쟀는지까지만 적습니다. 1. 상식의 뼈대 — 세포 청소 스위치 먼저 논리 구조부터 정리하겠습니다. 스퍼미딘은 몸이 스스로 만드는 물질이기도 합니다(이름은 처음 발견된 장소에서 왔지만, 모든 세포에 들어 있습니다). 세포 안에서 성장, 단백질 합성, 그리고 자가포식 조절에 끼어듭니다. 동물 쪽 증거는 제법 두껍습니다. 쥐에게 스퍼미딘을 먹이면 심장 기능이 보존되고 수명이 늘었다는 보고, 알츠하이머 모델 동물에서 뇌 안의 비정상 단백질이 줄었다는 보고가 이어져 있습니다. 여기까지가 상식의 뼈대입니다. 문제는 마지막 화살표 — 사람입니다. 2. 사람 데이터의 첫 축 — 「...